한국에서 7월 31일 금요일 오전에 출발했는데 13시간 넘게 비행기 타고 도착했더니 다시 또 7월 31일 금요일. 시간을 번 느낌이다.
7애비뉴 33가에 있는 펜실베니아 호텔에서 묵는다. 오래된 냄새가 나고 눅눅하다. 뉴욕이라 엄청 비싸기까지 하면서.

시간이 아까우니 도착하자마자 움직인다. MoMA(뉴욕모던아트미술관)에 가기 위해 브로드웨이를 따라 타임스스퀘어 방향으로 걸었다.


브로드웨이는 현란한 LED 광고가 많다. 역시 브로드웨이라는 느낌. 비가 내린다.

특히, 50가 부근의 6애버뉴 근처에는 근대적인 디자인의 전후 국제 양식(Postwar International Style)으로 지어진 고층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미국에선 1950년이후에 유행한 건축 양식이다.


UBS Paine Webber 라는 회사. 52가 6애버뉴에 있다.
이 회사의 미술품 컬렉션이 꽤나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바깥에서 건물만 보고 간다.
뉴욕의 전후 국제 양식은 상당히 고층 건물들이라 보통 카메라로는 안 잡힌다. 그래서 광각 렌즈를 더 장착해서 찍어야 했다.
단순하고 위압적이고 건조하다.
한국에도 도시정책으로 특정 조건의 건물 앞에 공공미술품을 설치해야 했었던 것 같은데, 뉴욕도 마찬가지.

53가 6애버뉴에는 ‘짐 다인’의 ‘애버뉴를 바라보며(1989)’ 라는 작품이 있다. 유명했는데 직접 보니 신기하다. 메마르고 직선적인 건물들 사이에 위험한 독극물이 섞인 듯한 느낌이 기묘하게 어울린다. 이 작품만 미래의 포스트아포칼립스에서 온 것 같아서 재밌다.

비너스의 목 위로 앉아있는 검은 비둘기들이 이 작품을 좀 더 뉴욕에 어울리도록 만들고 있는 중.

MoMA 앞에는 이런 심상치 않은 노점상도 있었다. 구경도 실컷하고 뭔가 좀 사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