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1월 14일 셋째날
아침에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오늘은 역시 나라’였다. 나라는 한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라고 듣기도 했고. 야마토 시대의 느낌을 듬뿍 느낄 수 있겠지? 데스카 오사무의 불새의 흔적도 느낄 수 있겠지?
어제는 14시간 동안 밖에 나가 있었고, 그 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걸었기 때문에, 아침 7시쯤 일어나자 미친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손발이 퉁퉁 부어 있었다. 발바닥에 비누를 바르고, 물집이 난 곳은 밴드를 붙인 뒤 9시에 호텔을 나선다.
여전히 나를 안내해주러 나온 켄지상… 괜찮다는데도 뭔가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겠다는 사명감 같은 걸 느끼시는 듯 하다.
나라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흔쾌히 안내한다. 특히 지하철 안내가 정말 유용했다. 일본의 지하철은 일본어를 모르고 타기엔 너무 복잡하다.
나라에 도착하니 사슴들이 멋대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것만 봐도 나라인 줄 알 것 같다.
좋은 건축물들이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양 건축물의 양식에 대해서 공부 좀 해 올 걸 아쉽다.
누군가가 만지고 있는 걸 찍자 날 쳐다보는 녀석.
그래서 불렀더니 온다. 머리를 내 배에다 쑤셔박고 얌전히 있어서 만져줬다. 옆에 있던 어떤 남자분이 ‘고와쿠 아리마셍카?’ 라고 물었지만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아서 웃기만 함 . 몇 단어 알아듣는 정도의 빈약한 일본어로는 역시 대화가 안되는구나. (켄지상하고는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 건지는 미스터리)
왜 이렇게 사슴들이 웃기지? ㅋㅋㅋ
이제 슬슬 걷기 시작. 나는 벌써 다리가 아픈데 일흔도 넘으셨다는 켄지상은 정말 대단하시다.
녀석들이 센베를 파는 파라솔 주변에 몰려있다. 어린 놈도 있다. 귀여워 ㅋㅋ
누군가 센베를 사면 여러 마리가 우르르 몰려간다.
정말 넓고, 정말 조용하고, 정말 서늘하다. 밤에 왔더라면 굉장히 오싹했을 것 같다. 한낮에도 이렇게 어둡고 조용한데.
석등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있다. 으슥하고 낯선 곳을 길을 찾으며 한참을 걸어가려니까, 마치 RPG나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왠지 기분이 좋고 흥분된다.
도착한 곳은 여기.
카스가 다이샤 KASUGA TAISHA 春日大社
카스가 다이샤의 정문. 정문에 도착하니 갑자기 사람이 많아진다. 아무래도 좀 다른 길로 돌아 온 모양.
여기까지 오는 것도 꽤나 등산 느낌이다.
결혼식이 있었다. 전통 예복 멋지다.
밤에 오면 꽤나 등골이 시원할 것 같다. 이런 으스스한 느낌 좋다. 물론 혼자 오라면 못 오겠지만…
음… 딸인지 아들인지를 기원하는 곳 같다. 너무 노골적이잖아…
이거 자주 보이던데 뭔지 모르겠다.
못도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다.
탁 트여서 기분 좋다.
이렇게 넓은데 담배꽁초 하나 버려지지 않았다니.
나라의 그 유명한 대불상을 찾는데 이렇게 오래 걷고 힘들 줄이야. 비누를 발에 바른 게 과연 도움이 되고 있는 건지도 모를 지경으로 발바닥이 아프다.
어딜 가나 사슴들이 있다. 새끼. 어미보단 털이 조금 더 보송보송 부드럽다. 귀엽다.






















